홍대 칵테일바 책장 입구와 감바스, 비터스
한 줄 요약
비터스는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책장 뒤 입구를 찾아 들어가는 스피크이지 콘셉트의 칵테일 바다. 여우의 포도와 셰리 콜라다를 마시고 감바스에 바게트를 더해 천천히 대화를 이어갔다. 입구를 찾는 순간부터 한 잔을 마시는 과정까지 기억에 남는 곳이다.

확인된 핵심 정보
- 주소
- 서울 마포구 홍익로 3-30 B1
- 역 거리
-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약 440m, 도보 약 6~7분
- 여우의 포도
- 22,000원
- 셰리 콜라다
- 19,000원
- 감바스
- 25,000원
- 바게트 추가
- 3,000원
- 영업시간
- 매일 19:00~다음 날 02:00
- 라스트오더
- 01:30
- 좌석
- 바테이블, 2인·4인석, 최대 15명 단체 공간
2026. 9. 12. 방문자 기준
20대가 홍대에서 저녁 약속을 잡을 때 은근히 어려운 문제가 하나 있다. 밥은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데, 그다음이 문제다. 너무 시끄러운 술집은 대화가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정숙한 곳에 들어가면 괜히 목소리 크기까지 신경 쓰인다. 이날은 술 한 잔을 마시더라도 조금 제대로 된 분위기에서 천천히 마셔보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홍대 칵테일바 비터스였다. 주소는 서울 마포구 홍익로 3-30 B1.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약 440m라 지도상으로는 그리 멀지 않다. 실제로 걸어도 대략 6~7분 정도 잡으면 되는 거리다.

홍대 비터스 입구는 어떻게 찾을까?
그런데 이곳은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바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이다.
홍대 한복판에서 입구 찾기부터 시작됐다
건물 1층에 있는 홍대 물갈비를 기준으로 찾으면 비교적 쉽다. 비터스는 그 건물 지하 1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B1을 눌렀다. 문이 열렸다. 그리고 잠깐 멈췄다.

바에 왔는데 바 입구가 안 보인다. 대신 앞에 책장이 하나 있다. 여기서 처음 온 사람은 자신의 지도 읽는 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나 역시 휴대폰 지도를 다시 한번 봤다. 분명 도착이라고 하는데 문은 없다. 내가 오늘 칵테일을 마시러 온 건지 방탈출을 하러 온 건지 잠시 고민했다.
방법은 책장에 숨어 있었다. ‘Bitters’라고 적힌 갈색 책을 누르면 된다. 책 한 권을 눌렀더니 책장문이 열린다.
이건 알고 가도 재밌다! 스피크이지 바 콘셉트를 입구에서부터 제대로 밀어붙인 셈이다. 그냥 문 옆에 간판 하나 달아놓는 것보다 기억에 훨씬 오래 남는다. 들어가기 전부터 약간의 의식을 치르는 느낌이랄까. 홍대에서 술집을 꽤 다녀봤다고 생각했는데 입장하는 순간부터 이렇게 이야깃거리가 생기는 곳은 흔하지 않았다.
책장 너머의 바 분위기

문을 통과하면 밖에서 보던 홍대 골목의 분위기와 결이 달라진다. 높은 층고와 길게 이어진 백바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조명은 공간 전체를 밝히기보다는 필요한 곳을 골라 비춘다. 술병이 늘어선 바 쪽은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고 테이블에서는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하기 좋은 정도의 밝기가 남는다.
여기에 재즈가 흐른다. 홍대 특유의 북적이는 분위기에서 몇 걸음 내려왔을 뿐인데 소리의 밀도가 달라진 느낌이다. 특히 바 자리에 앉으면 바텐더가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병을 고르고 잔을 준비하고 얼음을 다루는 일련의 과정이 그대로 보인다. 이곳에서는 바텐더가 일종의 ‘고수’다. 나는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미 다음 순서를 다 알고 움직인다.

책에서 영감받은 시그니처 칵테일
메뉴 선택부터 쉽지는 않았다. 비터스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시그니처 칵테일을 선보이는 곳이라 이름만 보고 바로 맛을 상상하기 어려운 메뉴가 꽤 있다. 그래서 평소 마시던 익숙한 술을 고르는 방식보다는 설명을 읽어보고 취향에 맞춰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내가 이날 고른 것은 여우의 포도와 셰리 콜라다였다.


가격은 여우의 포도 22,000원, 셰리 콜라다 19,000원.


여기에 감바스 25,000원과 바게트 추가 3,000원까지 주문했다.

오늘은 가볍게 한잔만 하겠다는 생각은 메뉴를 고르는 순간 조용히 폐기됐다.
여우의 포도, 이름 때문에 한 번 더 보게 됐다
먼저 여우의 포도. 이름부터 시선을 잡는다. 비터스가 ‘책’이라는 콘셉트를 칵테일에 어떻게 연결하는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술을 빨리 마시는 곳이라기보다는 잔 하나를 놓고 천천히 맛과 향을 따라가는 쪽이 이 공간과 잘 맞았다.

처음에는 입에 닿는 향을 보고, 그다음 한 모금 삼킨 뒤 남는 맛을 확인하게 된다. 평소 술집에서 대화하다 무심코 잔을 비우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나 원래 칵테일 하나를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마시는 사람이었나. 그런데 주변을 보면 다들 비슷하다. 잔을 한 번 보고, 마시고, 다시 잔을 본다. 비터스에서는 그 행동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셰리 콜라다도 함께 주문해 서로 다른 스타일로 즐겨봤다. 칵테일 이름과 비주얼이 확실해서 두 잔을 함께 놓아두면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한 가지 종류만 마셨을 때보다 각 잔의 차이가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감바스에는 바게트를 추가할까?
감바스는 바게트 추가까지 해야 이야기가 끝난다. 술만 마시기에는 저녁 시간이 길다. 그래서 감바스 25,000원을 함께 주문했다. 그리고 바게트도 3,000원을 추가했다.

이 선택은 꽤 중요했다.

감바스는 새우만 건져 먹고 끝내기에는 오일이 남는다. 바게트 한 조각을 집어 오일에 살짝 적신다. 처음에는 겉부분의 바삭함이 먼저 닿고, 한두 번 씹으면 안쪽으로 스며든 오일 때문에 질감이 부드러워진다. 그 상태에서 새우를 같이 먹으면 탱글한 식감이 한 번 끼어든다.

바삭함 → 촉촉함 → 새우의 탄력. 한 입 안에서 순서가 있다.
처음에는 바게트 추가가 굳이 필요한가 싶었는데 접시를 어느 정도 비웠을 때 생각이 바뀌었다. 3,000원의 역할이 상당히 명확하다.


감바스를 주문했다면 나는 다시 추가할 것 같다.
키오스크 주문과 좌석 이용
홍대 칵테일바인데 주문 방식은 의외로 편하다. 이런 분위기의 바에 처음 가면 의외로 메뉴 주문에서 긴장한다. 칵테일 이름은 생소하고, 바텐더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려니 괜히 내가 술을 잘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비터스는 자리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할 수 있어 그런 부담이 적었다. 메뉴를 천천히 보고 고를 시간이 있다는 게 생각보다 편하다.

물론 칵테일을 잘 모른다면 바텐더에게 취향을 이야기하고 추천받는 방법도 있다. 달달한 쪽을 좋아하는지, 향이 강한 술을 원하는지 정도만 이야기해도 선택지가 훨씬 좁아진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이며 라스트오더는 오전 1시 30분이다. 이른 저녁보다는 식사 후 2차 장소를 찾거나, 아예 칵테일을 중심으로 저녁 약속을 잡았을 때 잘 어울리는 시간대다. 바테이블뿐 아니라 2인이나 4인으로 이용하기 좋은 자리도 있고, 최대 15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단체 공간도 마련돼 있어 데이트와 혼술, 소규모 모임의 선택지가 꽤 넓다.
술보다 기억에 남은 입장 과정
홍대에는 칵테일을 파는 곳이 정말 많다. 그래서 칵테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일부러 한 곳을 찾아갈 이유를 만들기는 어렵다.
비터스는 그 앞뒤의 과정이 재미있었다. 홍대입구역에서 약 440m를 걷고, 건물 지하 1층으로 내려가고, 보이지 않는 입구 앞에서 잠깐 당황하고, 갈색 책을 찾아 누른다. 안으로 들어가면 길게 늘어선 술병과 바테이블이 보이고, 칵테일을 주문하고, 감바스에 바게트를 적셔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가게 된다.

처음 찾아갈 때 입구를 바로 못 알아본 그 몇 초까지도 나중에는 이곳의 기억 일부가 됐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과 칵테일도 만족스러웠지만, 내가 비터스를 다시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면은 역시 하나다. 홍대 한복판에서 갈색 책을 눌렀더니, 밤이 시작됐다.









